아빠는 종종 내게 욕심 부리지 말고 하고싶은 거 하면서 편하게 살라고 하셨다.
요즘은 그런 아빠의 말씀이 이해된다.
둥근 사람이 되고 싶다.

돌아보면 20대의 나는 별사탕처럼 톡톡 튀는 사람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겁없는 젊은이였다.
원대한 꿈이나 간절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걱정거리도 없었기에 신중한 결정보다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며 즐겼다.
즐겼다는 것이 방탕하게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일년에 한두번씩 해외여행을 다니고 친구들과 동네에서 가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거나 짧고 길게 연애를 한다거나 필라테스, 요가, 발레, 스노우보드, 수영, 스쿠버다이빙, 서핑, 수상스키, 테니스, 클라이밍, 골프 등 스포츠를 배운다거나 요리, 제과, 꽃꽂이 등 취미를 배운다거나 이런 것들이다. 아, 바디프로필도 찍고 마라톤도 출마했다.
대충 봐도 다채롭게 살았다는 것이 확- 느껴진다. 뭐가 그렇게 궁금했는지 참..😌
올해초가 딱 변곡점이었던 것 같다.
호기심을 쫒아가던 삶에서 단조로운 삶으로 전환되는 시기인지 올해는 외부 활동은 비우고 내면을 채우는 시간이 많았다.
내면 역시 그렇다. 감정에 솔직하고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을 즐기기도 했는데 요즘은 무던한 상태가 좋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둥근 사람이고 싶다.
주변의 것들을 정리하고 나니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가족이 먼저 눈에 밟힌다. 엄마가 이해되고 아빠가 이해되면서 가족 구성원이 이루고 있는 가정의 평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한명 한명의 감정을 이해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인지 더 둥근 사람이고 싶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따뜻하지만 냉철하게 대화를 해야하는데 나 자신의 욕구를 덜어내고 차분하게 생각해야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둥글둥글 빚어진 도우가 맛있는 피자가 되듯이..
라는 말도 안되는 문장을 떠올리며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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