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투표가 생중계되면서 주주들의 채팅창은 불타올랐고, 나는 또다시 약간의 FOMO를 느꼈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 지인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 오늘의 추천곡 - 이번 곡은 안 들을 수 없는 곡이네
https://youtu.be/yevaVEy7tGs?si=adjMpm18EL8nINI_
1. 각자의 길
지금은 문을 닫은 3년 전의 내 블로그 글이다.








2. 3년 후 나의 반응
놀랍게도 거의 딱 3년이 지난 요즘 비슷한 생각을 한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졌고 친구들과의 연락이나 만남 빈도수도 달라졌다.
아마 3년전의 나는 각자의 길이 있으며 그 길을 찾는 것이 취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분야를 전공하고 같은 회사에 취업을 해도
음..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각자의 길이 있고 그 길을 가는 방식이 또 다르다.
'있다'와 '다르다'는 결론이고 길을 찾는 과정과 가는 방식을 정하는 과정이 인생살이인 것 같다.
2.1. 방황
취업 준비를 할 때나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한참 롤모델을 찾았던 것 같다. 기업가, 정치인, 위인, 극 중 캐릭터, 지인 등 가리지 않고 롤모델 심의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그 둘을 접목한 것,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 어렸을 때 막연하게 좋아했던 것 등 여러 기준을 세워보며 롤모델을 찾았다.
하지만 푹 빠질만한 롤모델은 찾을 수 없었고 롤모델을 찾는 것조차 지루했다.
2.2. FOMO
FOMO의 감정에 휩쓸린 건 처음이 아니기에 뉴스를 끄고 잠시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시간을 가졌다. ‘또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구나.’
그리고 엄마한테 재테크를 왜 하냐고 물었다. 딱히 이유는 없고 돈을 모으는 게 좋다고 하신다.
나는.. 그렇지 않다.
돈을 쓰는 걸 좋아하거나 과소비를 하진 않지만 돈을 모으는 것에 흥미가 크지 않다. (물론 모이면 좋음)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는 돈을 번다면 남은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는 데에 사용하고 싶다.
이렇게 하는 게 후회가 없을 것 같다.
2.3. 방향
다음날 아침 엄마가 아는 지인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새벽에 자전거로 출근하다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당하셨다.
엄마는 건실하게 살아가던 젊은 청년이라며 안타까워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마음을 착하게 써야 복 받는다고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교육 받으며 자랐는데..
하지만 건실하게 살아도 언제든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건실하게 산다는 게 뭔지..
권선징악이나 사필귀정이 아닐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던 좁은 신념이 흔들리면서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성이 확고해지고 있다.
한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살다 가면 되잖아.
행복 뭐 별거 있나.
사람마다 느끼고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행위나 감정으로 행복을 정의할 순 없다.
다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게 행복인 것 같다.
3. 인정
알아차렸다면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를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 길을 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종종 주변에서의 삶으로부터 부러움과 조급함을 느끼곤 한다.
약 1년 전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동기 언니를 보며 이제 재테크를 시작한 내가 뒤쳐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3개월 동안 매일 주식창을 들어갔지만 계좌와 감정이 우상향은 아니었다. 뭐라도 생산적인 것을 해야겠다는 부담감을 느꼈고 재테크 포기 선언을 했다. ㅋㅋ🥲
재테크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에 작은 불씨를 놓치지 않고 지금까지도 달려가고 있다.
꿈을 구체화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하루하루 알차게 보낸다.
그리고 가끔 현타가 오면 이렇게 긴긴 생각에 잠기는 것이다. FOMO든 조급함이든 뭐든 좋다.
그냥 지금 심신이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 거니까 잠시 쉬면 나아질 것이다.
자신이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이 길을 이렇게 나아가는 게 맞는지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가는 길을 자연스럽게 가고 있다면 그 길은 그렇게 가는 게 맞다.
비슷해 보이는 길을 누군가가 더 쉽거나 빠르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저 그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그만이다.
그들을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동기 언니도 돈 모으는 게 재밌다며 그 이유는 딱히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돈을 쓰려고 할 때 더 못 쓰게 되는 것 같고 취미를 만들고 싶어도 귀찮다고 덧붙였다. 엄마도 친언니도 똑같이 말했던 적이 있다. 그들은 그런 사람들인 것이다.
나랑 아빠는 조금 다르다.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돈을 불리려고 시간을 더 쓰지 않는다. 아빠도 나처럼 뚜렷한 취미를 갖고 계신다.
남자 여자
문과 이과
공대 자연대
컴공 기계공
사기업 공기업
개발자 기획자
재테크 운동 춤 요가 요리 술..
리얼월드에는 이렇게 이미 레이블링 되어 있는 클래스만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길과 각자의 방식이 있다.
권선징악을 기대하거나 자신의 길을 의심하지 말자.
자신이 가는 길을 자연스럽게 가고 있다면 그 길은 그렇게 가는 게 맞다.
'Live it up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겨울 서교동 어느 골목에서 (0) | 2024.11.16 |
---|---|
오랜 꿈 (0) | 2024.11.14 |
누가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했는가? (2) | 2024.10.28 |
대화 목적의 목적 (0) | 2024.10.25 |
내가 따분이라니 (0) | 2024.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