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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 to go/생각

결혼에 대하여

최근에 연애를 시작한 친구랑 결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변에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하는 친구들은 많지만 이제 시작하는 친구들은 없었기에 새로웠다.
나를 정확하게 흔들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다며 나는 정말 결혼이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놓칠 수 있고 이 시기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다.
미리 생각해 보자!

결혼이 하고 싶은가?

자, 이미 상대는 정해져 있다고 가정하자.

결혼의 장점

1. 안정감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은 안정감이다.
서로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서로를 아껴주는 따뜻한 마음과 서로를 타인으로부터 지켜주겠다는 의지
그러고보면 나는 타인에게 친절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한다. 여우같이 실속을 잘 챙기는 편도 아니고 남초 환경에 있다보니 불편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내 사람이라고 품는 속도가 느리지만 그만큼 정이 많아 상처를 받기도 하기에 이따금 확신을 원한다.
물론 연애하면서도 안정감은 얻을 수 있지만 결국 남자친구든 남편이든 남인데 결혼이라는 법적 구속이 확실한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가족이라는 열쇠로라도 붙잡고 싶다.

2. 사랑의 방식

내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책도 읽고, 맛있는 것도 먹고, 대화도 하고, 스킨십도 하며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을 바탕으로 정서적/육체적 교류가 이루어졌을 때 사랑 받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 나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을 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좋아한다.
나를 나로, 나를 선한 사람으로, 나를 네 편으로 바라봐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기대고 싶다. (누군가 나를 이런 사람으로 본다면 분명 이미 나는 당신의 편일 것이다.)
이런 교류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같이 사는 것이 방법이다.
사랑으로 풍요로워지고 싶다.

3. 가정

나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부모님의 그늘에 있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주체적으로 나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내가 선택한 배우자와 나의 자녀들과 함께 우리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다.
내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곳
힘들고 지칠 때 언제라도 쉴 수 있고 편안한 곳

4. 자녀

무조건 자녀는 갖고 싶다.
나로인해 새 생명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감사하다. 생명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은 여성으로서의 특권이다.
막중한 책임이 따르겠지만 부모로서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소중한 관계가 형성되는 풍요로움이 있을 것 같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의 마음을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다.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법적 구속력을 넘어 아이들이 주는 가정이라는 완전함을 누리고 싶다. 나와 남편 그리고 우리 아이들. 나와 너가 만든 소중한 생명에 대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

결혼의 단점

결혼을 하게 되면 시간과 돈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이성적인 새로움은 없다.
찰떡궁합일 것이라고 믿은 상대가 그렇지 않을 수 있고,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뭘 하든 상대방을 신경 써야 한다.

결론

이 글을 쓰면서도 결혼에 대한 장점 술술 나오는데 결혼에 대한 단점은 생각이 잘 안 난다.
단순히 장점이 단점보다 많아서나 나이가 차서 드는 감정은 아니라 안전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생각이 없었는데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다보니 결혼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결혼에 대하여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인연이 있듯이 각자의 때가 있다.
20대 후반에 결혼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은 정말 막연했던 것이다.
누구나 결혼하고 싶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 중대한 선택 중 하나인 결혼은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이렇게 깊게 고민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나의 결혼 생활이 시작되어도 확신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는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보는 것
내가 가진 것과 갖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툭 털어놓는 것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는 것
이 모든 게 이제 내가 결혼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지 않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막연했던 결혼에 결부된 것들이 이제야 비로소 명확해진다.
결혼은 조화롭게 협력하는 것이다.
나의 장점과 너의 장점으로 서로의 결핍 또는 욕망을 채워나가는 것
서로 의지하고 함께 견뎌내는 것
외적인 조건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와 잘 맞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촉이 온다.
그리고 그 시기에 서로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면 백년가약을 맺을 것이다.
 
조금 설레기도 한다.
항상 시의적절하게 좋은 사람을 만났고, 이제는 결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느껴진다.
나와 함께할 인연은 분명히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면 나에게 맞는 좋은 사람은 나타난다.
 

결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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