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전에 쓴 글을 보았다. 우연히 딱 2년 전에 내가 쓴 글이었다.
2년 전의 나지만 뭔가 잘 살았던 것 같아 뿌듯하다.
내면에 자리 잡은 신념인지 어제도 스스로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부끄럽고 용기가 없어서 망설여지는 선택의 순간
지금 이 선택을 함으로써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
어떠한 결과에 직면할지라도 그걸 견뎌낼 수 있어?
내 대답은 그렇다였다.
놀랍게도 2년 전의 내가 질문했던 두 가지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었다.
내가 이것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인가? YES
밑져야 본전인가? YES
2년 후, 3년차의 고민
2년 전에 저 글을 쓰고 파트장님께 메일을 보냈다.
내 의견은 반려되었고, 결국 '여러 이유로 하고 싶지 않지만 해봤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영역'의 일을 하게 되었다.
신입사원의 무겁지만 가벼운 펀치를 날리고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며 같은 회사에서 여전히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비슷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한 부분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 하반기 조직개편이 되면서 커리어에 대한 방향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존에 하던 업무가 어영부영 사라져 내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빌드업하던 것들이 애매해졌다.
그 후 오랜 기간동안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방향성조차 정해지지 않아 혼란스럽고
그럼에도 주체성을 갖고 어떤 일을 진행해 봤지만 나의 신념과 업무 지시사항이 충돌하며 다시 공장 속 컨베이어 벨트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았다.
근본적으로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기에 무기력해지곤 했다.
일에 대한 회의감, 동기부여되지 않는 회사 시스템.. 누군가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 복에 겨운 소리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적어도 외부에서 봤을 때 나의 상황은 객관적으로 좋아 보이니까
하지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고민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2년 전에도 말했듯 나 스스로가 만족하지 않으면 내가 살아가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어려서부터 경쟁하는 것을 싫어했고 굳이 남들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만족을 채우면서 살아왔다.
내가 만족할만큼 하자.
과거의 나는 나의 신념과 업무 지시사항이 충돌하면 업무 지시사항을 따랐다.
2년 전에도 파트장님의 지시에 따랐고, 작년에도 지시사항을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체성을 잃은 것이다.
최근에 함께 일하는 연구원님들 중에 주체성을 잃지 않는 연구원님을 보았다.
지시사항을 이해할 수 없다며 끝까지 파고들면서 그것을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셨다.
그러면서도 그 지시사항을 달성하려는 것은 최대한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 이 방식이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도 주체적으로 일하면 회사 일이 즐겁다.
올해 중 가장 바쁘지만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았기에 마음이 평온하다.
나의 신념과 업무 지시사항이 충돌한 순간에 같은 질문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이것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인가? 밑져야 본전인가?
결혼에 대한 신념
2년간 같은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나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입사 후 1년 동안은 정말 커리어에만 집중했고 그 후 1년 동안은 취미에 몰두하며 때때로 결혼에 대해 고민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친언니가 일찍 결혼하면서 결혼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던 나는 결혼을 하고 싶은가? 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나는 결혼이 하고 싶은가?" 다시 물어보았을 때 나의 대답은 2년 전 결혼에 대한 생각과 같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내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
내 이 모든 고민 거리를 날려줄 상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말고 더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그동안 '결혼을 하고 싶어지면 해야겠다'라고만 생각했지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나 결혼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느덧 친구들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다들 성숙하게 결혼까지 결심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언제나 예쁜 꽃 그리고 친구들과 대화할 때의 편안함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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