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ay to go/생각

이해할 수 있을까

 

분명 남미로 향하는 짐은 인당 15kg인데 LA만 가면 늘어나는 짐
작은 이모에 대한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 짐이다.
하지만 이 짐을 싸기 위해 절대.. 절대 쉽지 않았다.
이모 짐을 챙기느라 며칠 동안 정신없었던 엄마
사실 짐 챙길 때 뿐만아니라 왔다갔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엄마가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엄마 나이가 되면 나도 잘 못하게 되겠지.. 머리로는 알지만 모든 순간에 마음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어제 저녁까지 계속 짐을 싸기 싫다고 하시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다급하게 준비하고, 몇 시에 출발할 수 있는지 시간 알려달라니까 정신없는데 알아서 보라며 화내고, 짐 챙기면서 김치 국물 다 흘리고, 결국 공항 와서 짐 다시 싸고..
아빠도 로밍이랑 유심도 여러번 물어보고 결정한 건데, 전날에 갑자기 내가 준비한 유심 안 하고 로밍한다며 환불하고 막상 공항 와서 로밍 안되는 거 확인하고 결국 내가 알려준 곳에서 유심을 샀다. 
공항만 왔을 뿐인데 지쳤다..

 

이해할 수 있을까

엄마가 짐 쌀 때 내가 도와드렸다면.. 아빠 핸드폰 로밍이 가능한지 미리 알아봤더라면 서로 기분 상하지 않았을까?

내가 원하는 것은 인정이었다.

직장인이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부모님과의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은 쉽지 않다.

내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싶으면서도 부모님의 여행 준비를 돕는데 부족함이 있던 걸까 싶다.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기심을 버리고 온전히 이해를 통해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까

 

이미 방법을 알고있다.

엄마가 짐 쌀 때 도와드리면 된다.

아빠가 핸드폰 로밍을 원하신다면 해드리면 되고 잘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서 해드리면 된다.

인정받지 못했다고 툴툴거렸던 것 같다.

인정 받지 못한 것은 지난 일이고 당장은 놀러 다니고 영상 편집하느라 바빴던 거잖아.

 

우선순위를 정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면 된다.

엄마의 희망사항, 아빠의 희망사항, 여행 계획, 직장, 약속

약속을 가지 않고 엄마아빠의 여행 준비에 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모두가 행복했을 것이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나의 즐거움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728x90
320x100

'Way to go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괄호의 법칙  (0) 2023.11.14
만나야 할 때  (0) 2023.11.13
내가 먼저 손을 건넸을 때의 따뜻함  (0) 2023.08.17
추억이 된다는 것  (0) 2023.07.03
때로는 남겨두어야 한다  (0) 2023.06.05